[세계를 보다]대만 전현 총통 등판…‘반도체 외교전’

2023-03-26 3



[앵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가장 난처한 나라, 대만입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강국인 대만은 친중과 친미 사이 '줄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큰 선거를 앞두고 대만 정치권은 미중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를보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기자]
26년 만에 처음 미수교국인 대만을 공식 방문한 독일 교육부 장관은 반도체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베티나 슈타르크-바칭어 / 독일 교육연구부장관]
“이번 방문은 몇 달 동안 준비한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그리 놀라운 건 아닙니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의 58%를 점유 중인 대만 TSMC를 향해 미국 등 서방은 전략적 동맹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의 침공으로 TSMC 공장이 넘어가느니 공장 파괴가 낫다고 견제할 만큼 대만의 기술은 절대적입니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은 화약고로 떠올랐습니다.

중미 방문을 전후해 미국 본토를 찾는 차이잉원 총통은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중국을 자극했습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은 굉장히 우려스럽습니다. 미국 측에 확인 문서를 제출해 해명을 요청했습니다."

[존 커비 / 미국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
"중국이 과민 반응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에 앞서 야당 국민당 소속 마잉주는 전직 총통으로 처음 중국을 방문합니다.

상하이와 우한, 그리고 신해혁명 유적지가 있는 창사 등을 찾아 중국 학생들을 만납니다.

마 전 총통은 8년 전 싱가포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역사적인 첫 양안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반중 노선을 고수하는 현직 총통과, 선거를 앞두고 극한 대립을 우려하는 민심을 얻으려는 전직 총통이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을 펼치는 겁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현재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니까 거기에 일종의 편승 전략이죠."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 반도체 매출 60%가 중국시장인 우리 기업들의 줄타기 행보도 마찬가지.

[양갑용 / 국가전략연구원 교수]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과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중에 어디에 우리가 포커싱을 해야 될까, 그런 딜레마가 대만도 있고 우리도 있어요.

3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회장]
(뵈려고 하루종일 기다렸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북경이 날씨가 너무 좋죠.

미-중 사이에서 공급망 단절을 우려해 TSMC는 일본에 두번째 공장 설립으로 생산지 다변화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300조원을 투자해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세계를보다 권갑구 입니다.

영상편집 : 변은민


권갑구 기자 ni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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